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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삼성에 맞서 7년 싸움…유미와 약속 지켰다 <황유미, 이숙영 산업재해 인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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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09-15 16:03 조회2,5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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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반도체 산재’ 이끌어낸 황상기씨오랜 투병·긴 재판에 깊은 상처많은 유미들 중 산재인정 5명뿐“보상·재발방지 교섭, 갈길 멀다”
“발병 원인을 찾겠다고 한 유미와 약속을 지켰어요.”
황상기(59)씨는 이번 추석에 딸 유미씨를 보러 가는 대신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황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2007년 3월6일 숨진 딸 유미(당시 23살)씨의 유골을 설악산 울산바위와 바다가 보이는 강원도 속초시의 나지막한 산에 뿌렸지만, 잘 가보지는 않는다. “보고 싶은데, 찾아가면 자꾸 눈물이 나서….”
아버지의 그런 마음을 안 것일까. 근로복지공단은 10일 고 황유미씨와 고 이숙영씨의 산업재해(산재)를 인정한 지난달 21일 서울고법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리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잠든 엄마 꿈속에 유미씨가 찾아왔다. 고3이던 2003년 10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입사해 반도체 원판을 고온으로 가열하거나 표면을 가스나 화학용액으로 깎는 일을 하다 2년 만에 백혈병이 발병하고 또 2년 뒤 세상을 떠난 딸 유미였다.
아버지는 강하다. 유미씨가 백혈병을 진단받은 지 9년, 하늘나라로 떠난 지 7년 만에 마침내 억울하게 숨진 딸의 산재 사실을 인정받았다. 황상기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미가 힘들게 투병할 때 머리 깎은 모습이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어요. 좋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살아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기쁨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그의 목소리에서 아버지의 복잡한 마음이 전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피해 노동자인 고 황유미씨와 아버지 황상기씨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황씨가 딸과의 약속을 지키려 버틴 7년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상처’다. “산재 신청하려고 아주대병원 의사한테 말했더니 ‘회사와 연관지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답변을 들은 일이나, 유미가 삼성전자에 사표 쓸 때 ‘그동안 든 병원비 5000만원 준다’고 하더니 한 달 만에 삼성 직원이 병원에 500만원을 가져와서 ‘이걸로 해결하자’고 했던 일이 많이 생각나네요.”
아버지는 주저앉지 않는다. 언론사와 시민단체를 찾아다니며 삼성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2007년 11월 이종란 노무사 등과 함께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출범시키고 속초와 서울을 오가며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다. 그새 반올림에 제보해 온 반도체·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가 289명에 이른다. 그러나 산재 인정의 벽은 여전히 높다. 산재 신청을 한 43명 가운데 인정받은 이는 5명에 그친다. 삼성반도체 노동자 중 백혈병의 업무 연관성을


인정받은 피해자는 황유미씨와 이숙영씨뿐이다.


황씨는 “1심 판결 때는 꿈인지 생시인지 어리둥절했는데, 2심 판결까지 받으니 모든 게 분명해졌어요. 삼성이 화학약품 관리를 제대로 못해 일하던 사람들이 병들고 죽었다는 게 인정됐잖아요. 삼성한테 제대로 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수많은 ‘유미들’을 위한 삼성과의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최근에는 산재를 신청한 모든 이의 보상을 요구하는 반올림 쪽과는 달리 우선 본인들의 보상을 논의하길 바라는 피해자 여섯 가족이 갈렸다. 모두 오랜 투병과 간호에 지친 이들이다. 황씨는 “삼성이 돈 몇푼 주고 끝내려는 게 아니라면 대기업답게 정정당당하게 재발 방지 약속을 확실히 하고 보상도 교섭을 통해 마무리지어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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