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오늘] 삼성 등 반도체산업노동자 집단산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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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10-29 16:01 조회2,6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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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등 전자산업 노동자 19명 집단 산재 신청
뇌종양·갑상선암·전신성경화증 등 희귀질환…“엘지디스플레이 역학조사 해야”
[0호] 2014년 10월 28일 (화)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들이 집단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피해자 19명은 28일 오전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번 신청은 반올림이 제기한 여덟 번째 집단 신청이며, 집단 산재 신청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이번 산재 신청자는 그간 주로 알려졌던 혈액암(백혈병, 림프종 등) 뿐 아니라 뇌종양, 갑상선암, 골육종, 루푸스, 전신성경화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다. 이 중 4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재해 사업장도 삼성반도체 뿐 아니라 삼성전기, 엘지디스플레이, 서울반도체, 하이닉스 반도체 등 다양하다.
반올림 등은 산재 신청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산재신청을 통해 삼성반도체 백혈병만이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전자산업 전체 노동자들이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신청자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반올림과 함께 산재를 신청한 피해자는 총 62명이다. 이 중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를 인정받은 피해자가 3명, 법원에서 인정받은 피해자가 3명이다.
이번 산재 신청자 중에는 이미 산재가 불승인 난 피해자도 있다. 지난 2012년 33세의 나이로 숨진 고 심규석씨다. 반올림과 유족은 당시의 산재 심사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심씨는 2005년 11월 엘지디스플레이 하청업체 (주)투엠테크에 입사해 엘지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 파견돼 ‘노광기’ 장비 셋업, 제어,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노광기’는 회로 배열이나 패턴이 담긴 네거티브 필름 또는 유리에 빛을 쪼여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를 말한다.
▲ 고 심규석씨의 어머니 박종순씨가 28일 산재신청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이하늬 기자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는 “노광작업은 고온과정을 통해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부산물로 나오며 이안화 장치를 통한 방사선 노출로 뇌종양 등 각종 암이 발병할 수 있다“며 ”이런 작업공정에서 심씨는 설비 안에 들어가 밤낮으로 위험한 정비 업무를 했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며칠을 설비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작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씨는 입사 3년 5개월째 되던 2009년 4월 반신마비 증상을 보였다. 당시 경북대학교 병원은 그가 뇌종양(교모세포증)이라고 진단했다. 심씨 가족 중 누구도 뇌종양은 물론 암 발병자는 없다. 심씨는 두 달 뒤인 2009년 6월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에 산재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에서는 역학조사도 거치지 않은 채 서류조사만을 통해 불승인을 통보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심씨 어머니 박종순(58)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씨는 “건강하던 아들이 병에 걸린 것도 억울한데 산재도 안 되니 너무 억울하고 병원비도 힘들었다”며 “기존에 쓰던 약에 내성이 생겨 약을 바꾸니 한 달에 1300만원 이라는 돈이 들어가 아들이 ‘내가 죽어야 엄마아빠가 산다’는 말까지 하면서 그만 자포자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심씨뿐 아니라 엘지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는 급성백혈병(소아무개씨), 폐암(고 강아무개씨) 등 여러 피해자들이 있다”며 “또 뇌종양은 반도체, LCD 사업장 노동자들에게서 백혈병 못지않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노무사는 “따라서 LCD 작업현장의 유해화학물질과 방사선 노출 및 뇌종양이 발병에 대한 역학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의 조속한 산재 심사를 촉구했다. 산업재해 보험의 주요 취지 중 하나가 신속한 보상인데, 승인 판단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반올림의 임자운 변호사는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과 법원의 행정소송까지, 고 황유미씨가 산재를 인정받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이번 신청자들이 또 얼마나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28일 산업재해를 신청한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명단이다.
▲ 28일 산업재해를 신청한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명단. 사진=반올림 제공
▲ 28일 산업재해를 신청한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명단. 사진=반올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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