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삼성 “영업기밀”… 위험물질 비공개 원칙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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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5-06-26 15:03 조회9,886회 댓글0건본문
대기업이 영업비밀을 내세워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문제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주최로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삼성직업병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삼성직업병 예방을 위해 위험물질 정보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려지지 않은 위험과 알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려면 정보 공개는 필수라는 것이다.
윤충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g의 반도체칩을 생산하기 위해 1천600g의 화석연료와 72g의 화학물질 등이 사용된다”면서 “화학물질의 양과 종류가 많음에도 영업비밀로 모두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그 종류도 많고 건강에 대한 영향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지만, 실제 작업환경 측정을 하는 물질은 팹(fab)반도체에서 약 10%, 반도체패키지(package)공정에서 약 20% 정도만 감시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공개가 기업이익에 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생각”이라며 “메르스 사태에서 정보의 비공개가 사회에 얼마나 많은 위험을 끼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상철 단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위험 물질의 정보 비공개에 대해 지적했다. 노 교수는 “사용 물질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정보(MSDS)를 삼성반도체 측으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물질들엔 어김없이 영업기밀(trade secret)이란 표기 아래 전혀 그 정보를 볼 수 없게 되어 있어 많은 추측과 의혹만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직업병 발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현장 접근과 전문가의 협조가 필요한데 외국의 경우와달리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사업장 조사방문에 대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노동자들에게 위험물질 정보가 비공개돼 생산공정에서 위험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문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현장의 노동자들이 공정 과정의 위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면서 “삼성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직업병 실태가 드러나는 데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을 부인하고 있어 노동자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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