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를 발간하며] 우리 모두 삼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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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05-07 09:40 조회3,008회 댓글0건본문
우리 모두 <<삼바>>를!
조돈문(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
온 나라가 세월호 참사로 비통해 하고 있다. 자본과 국가의 권력이 저지른 살인행위로 삼백여 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시민들로 하여금 추모와 애도를 넘어 절망하며 분노하게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청해진해운이 해양수산부, 한국선급, 해운조합, 해양경찰, 언딘 등과 함께 저지른 범죄행위였고, 살인자는 자본과 국가로 구성된 범죄카르텔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탐욕과 국가의 규제 실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자본과 국가의 범죄카르텔이 저지르는 살육행위와 언론의 침묵을 우리는 앞서 삼성 백혈병 산재사망 사고들에서 목도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는 삼성의 살육행위를 빼닮았다.
하지만 경찰, 검찰, 국회와 각종 정부기구들과 언론에 대한 삼성장학생들의 장악력이 가공할 수준이라는 점에서, 삼성재벌 카르텔의 파괴력은 청해진해운 카르텔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청해진해운 카르텔은 세월호를 침몰시켰지만, 삼성재벌 카르텔이 침몰시키는 것은 대한민국이다.
삼성재벌과 국가의 카르텔은 국민을 무시하고 조롱한다. 2008년 4월 삼성재벌 총수 이건희 회장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고하며 용서를 구해야 했고, 삼성재벌이 저지르는 온갖 불법행위들의 원인인 총수일가의 지배경영권 독점·세습과 무노조 경영방침을 포기한다고 선언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과 성명은 진정성을 결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사과 성명에 포함되어 있던 대국민 약속들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전무의 퇴진을 발표했지만, 그들은 지금 삼성전자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그것도 권한만 행사하고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전략기획실을 해체한다고 발표했지만 삼성재벌 범죄사령탑은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으로 복원되었다.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조성·운영된 자산에 대해 벌금과 세금을 지불하고, 남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부분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지만, 장물 반환은 이행되지 않았다.
6년 전 삼성재벌 총수의 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는 국민을 기만한 사기극에 불과했음이 확인되었다. 국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행위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1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휴대폰 가격문제 조사차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박학규 전무 등 임직원들은 조사관들의 공장출입을 저지하고 자료를 은닉하여 국민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건희-이재용 총수 일가가 복귀하여 실시한 인사조치를 통해, 박학규 씨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 사건 이후 3년 동안 승승장구하며 삼성전자 전무직에서 부사장을 거쳐 마침내 금년 5월 1일부로 삼성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자리에 올랐다. 법질서를 문란한 행위가 조직에 대한 충성도의 척도로 칭송되는 현상은 폭력조직 같은 범죄조직들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관행으로서,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처럼 삼성재벌이 법질서를 유린하고 국민들을 조롱하는 행태를 지속하는 것은 자신들이 구축한 삼성-국가의 범죄 카르텔에 대한 무한 신뢰와 자신감의 산물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권력을 향해 날을 세우는 언론도 삼성을 향해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진보언론도 그 점에서는 떳떳하지 못하다. 삼성재벌이 자정능력을 지니기는커녕 그 필요성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수백만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또 하나의 약속>>을 관람하는 것은 자본-국가 카르텔의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넘어 범죄카르텔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국가의 실패에 대한 진상은 어느 정도 규명되고 책임자들에 대한 징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국가 카르텔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삼성-국가 카르텔이 해체되고 삼성이 변화하지 않으면, 그들의 노동자 살인과 대국민 조롱 행위는 지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거대한 세월호가 되어 결국 침몰할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한, 삼성-국가 카르텔의 그 어떤 양보도 손쉽게 뒤집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2008년 4월 삼성재벌 총수의 사과와 대국민 약속 뒤집기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래서 진정한 삼성의 변화란 불가역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 기본 전제는 민주노조 중심의 노동자 대표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개입이 지배구조로 제도화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삼성-국가 카르텔의 해체와 삼성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으로 거듭나게 하는 과제는 지난한 투쟁을 요구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삼성 노동자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우리가 반드시 승리하여 삼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삼바’(삼성을 바꾸자!) 리듬에 맞추어 즐겁게 나아간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와 함께 삼성을 바꾸자!
우리 모두 <<삼바>>를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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