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삼성전자의 백혈병 문제 입장 발표에 대한 “삼성노동인권지킴이(SLW)”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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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작성일14-05-15 10:04 조회2,857회 댓글0건본문
삼성전자의 백혈병 문제 입장 발표에 대한
“삼성노동인권지킴이(SLW)”의 입장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는 5월 14일 공식 입장발표를 통해 ‘산업재해 의심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직원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소홀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 및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삼성의 입장발표에 대하여 반올림은 기본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교섭 재개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하자고 하였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또한 삼성의 전향적인 자세변화에는 우선 환영의 뜻을 밝힌다.
하지만 삼성이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주길 원한다. 삼성은 5월 14일 입장을 발표하면서 여전히 산업재해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이번 입장발표에서 직업병 피해당사자 및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인정을 위해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소송참여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송 참여 자체를 떠나서 더 적극적으로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삼성이 스스로 산업재해를 인정한다면 삼성의 약속은 그만큼 더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에 대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 반올림과 교섭하기로 이미 오래전에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반올림측은 세 가지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안을 작년 12월에 삼성측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교섭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하지 않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입장 발표가 단지 말 뿐이 아니라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반올림과 중단된 교섭을 먼저 재개해서 반올림의 요구안에 대하여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이 순서이다. 삼성측이 거론하고 있는 제3자 중재기구를 통한 해결이라는 것 또한 반올림과의 교섭 재개를 통해 그 안에서 논의할 문제이다.
또한, 삼성이 책임 있는 자세로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삼성 내에 산적한 다른 노동인권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삼성은 에버랜드를 비롯해서 삼성전자서비스, 삼성SDI 노동자들이 만든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탄압으로 일관해 왔다.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해고하고, 부당하게 징계하고, 미행하고, 폐업하는 등 노동자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인권침해를 자행해 왔다. 에버랜드에서 일하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된 삼성지회 조장희 부지회장은 회사 측의 해고와 각종 소송으로 수년째 큰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에서는 작년 10월 최종범 열사가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며 자결하기도 했다. 지금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노숙을 하며 노동기본권을 요구하고 있으나 삼성은 센터 폐업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탄압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 故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삼성에 제대로 된 노동조합만 있었더라도 내 딸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황상기씨의 말처럼 노동조합은 안전한 일터를 위해 노동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기구이다. 삼성전자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간 이유 중 하나가 노동자를 위한 안전장치, 즉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진심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삼성이 하루빨리 반올림과의 성실한 교섭을 통하여 직업병 피해에 대하여 제대로 된 사과, 합당한 보상,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이번 삼성의 발표가 그동안 고통 받아온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유사한 산업재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삼성이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노동자들과 성실하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삼성이 직업병 문제에 대해 이제라도 올바르게 해결하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삼성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4년 5월 15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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