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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공장건설현장산재사망사고[시민사회단체 공동 추모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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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6-12-12 15:23 조회3,5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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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공동 추모성명] 
삼성재벌의 탐욕에 질식 사망한 노동자 
故조성호 님(47세)의 명복을 빕니다.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에 가스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질식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진 지 9일 만에 결국 사망했다. 평택 고덕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하여 하루 17시간씩 휴일도 없이  일해 온 삼성 하청 노동자 조성호 님(47세)이 지난 11월 29일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졌다가 12월 7일 오후2시 40분경 끝내 사망한 것이다.

 

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이자 삼성반도체 건설현장에서 배관사로 일하던 조성호 님은 지난 11월 29일 오후 4시 20분경 평택 삼성반도체 건설현장(UT동 5층)에서 70cm 짜리 대형 배관의 퍼지 작업을 마친 후, 파이프 안쪽의 스펀지를 제거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가 쓰러져 호흡 곤란 상태를 보였다. 밖에 있던 동료들이 이를 발견하고 급히 파이프 안으로 들어가 조성호 님을 끌어냈으나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동료가 이를 발견해 급히 심폐소생, 인공호흡 후 병원에 후송했으나 결국 사망에 이른 것이다.

 

원청사 삼성엔지니어링은 조성호 님에게 질식 재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스측정기 등 기본 안전장치도 제공도 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삼성의 안전관리자는 없었다. 또한 일분일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삼성의 비상안전대책은 없었고,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동료 노동자가 심폐소생 인공호흡을 하던 중에 가져온 제세동기는 작동하지 않아 부랴부랴 다른 제세동기를 가져와야 했다. 병원 후송도 119구급차가 아닌 회사 일반승합차가 제공됐다. 이 모든 것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다. 삼성의 안전대책 무방비의 결과, 촌각에 놓인 목숨을 살릴 마지막 기회조차 박탈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공사기간을 3개월이나 단축 했다. 이 때문에 조성호 님을 비롯한 하청 노동자들은 새벽 5시 출근하여 밤10시까지 하루 17시간씩 일해야 했다. 토일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평일처럼 일을 했다. 또한 공사 기간이 단축된 만큼 서둘러 작업해야 하다 보니, 안전에 필요한 절대적 시간을 빼앗겼고, 결국 사망 이라는 중대재해로 이어졌다.

 

작업환경 문제 뿐 만이 아니다. 15조 6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는데, 정작 노동자에게 기본적인 제공해야 할 휴게실, 탈의실, 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했다. 탈의실이 없어서 노동자들은 안전장비를 숙소에서부터 모두 입은 채 출근했다. 식당도 협소하여 현장 땅바닥에서 식사를 한다. 휴식시간엔 바닥에 종이쪼가리를 깔고 잠시 눈을 붙인다.

 

이러한 현장에 대해 건설산업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반도체공장 건설공사 현장은 일제시대 강제노동 건설현장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기본 인권침해는 2007년 개정한 ‘건설근로자의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라고 하였다. (별첨1-12월 5일자 건설산업연맹 보도자료 참고)

삼성은 그동안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부를 쌓고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어간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서는 ‘은폐’로 일관해 왔다. 명백하게 드러난 산재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회피를 하여 비난받아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반도체 백혈병 등 직업병 책임회피의 문제이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되어 백혈병 등으로 숨져간 76명의 노동자, 224명의 직업병 고통에 대해서 삼성은 9년째 눈감아 왔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본사 앞에서 반올림이 428일째 삼성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며 농성중이지만 철저히 외면해 왔다. 삼성 갤럭시 핸드폰을 만드는 3차 하청 노동자들이 메탄올에 중독되어 7명이나 눈을 실명 당했다. 20대의 젊은 노동자들이 평생 어둠속에 살아야 한다. 이 비극에 대해서도 삼성은 하청 문제일 뿐 자신들 책임이 아니라며 발뺌하여 왔다. 또한 지난 6월 에어컨 실외기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수리기사의 문제 또한 협력업체 문제라며 외면했었다.

 

그런데 엊그제(6일)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이 미흡했고, 하청노동자들의 산업재해 문제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과연 이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이재용 부회장이 진정으로 산업재해 문제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 그 말을 한지 하루만에 또 삼성에 의해 사망에 이른 하청노동자 조성호 님 영전 앞에, 그리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제대로 사죄부터 하라. 더 이상 산업재해 은폐 말고, 피해보상 및 재발방지를 위해 그 책임을 다하라.

 

고 조성호 님은 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 조합원이기도 하다. 노예처럼 일하길 바라는 자본의 무한 탐욕에 맞서 노동조합으로 뭉쳐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노동하고 대우받을 권리를 위해 애써온 분이다. 또한 고인은 생전에 장기기증 약속으로 새로운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자 마지막까지 남은 걸 주고 가시는 고 조성호 님을 우리는 오래 기억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고 조성호 님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삼성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삼성전자에 책임 있는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과 안전무방비로 인해 고인이 죽었다. 삼성은 더 이상 발뺌 말고 고인과 유족 앞에 사죄하라. 더 이상 산재 은폐 말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청문회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온 국민 앞에 약속한 바 대로 직업병 문제, 하청 산재 문제 즉시 해결하라. 만약 이마저도 외면한다면 거리의 수백만의 촛불은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삼성 이재용 구속 처벌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낼 것이다.

 

2016. 12. 8.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안전사회 시민네트워크 준비위원회,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노동건강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함께하는 시민행동, 행동하는 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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