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대회를 준비하며 ②] 삼성 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이 필요하다삼성의 세 가지 잘못, 그리고 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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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5-11-09 15:12 조회2,830회 댓글0건본문
삼성의 세 가지 잘못, 그리고 세 가지 방법
[삼바대회를 준비하며 ②] 삼성 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이 필요하다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어요?"
강남역 8번 출구 앞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노숙농성장을 보고 지나가는 이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삼성이 1000억 기부를 한다. 보상위원회를 꾸렸다. 벌써 30명이 보상을 완료했다'는 삼성의 언론플레이에 안타깝게도 삼성직업병 문제가 해결된 줄 아는 이들이 많다. 불통의 삼성 교섭단과 꽉 막힌 언로에 반올림은 거리로 나왔고, 삼성의 잘못과 올바른 해결 방안을 알린 지 30일이 다 돼간다. 하지만 해결된 것은 없다.
(관련기사 ☞ : '일류 기업' 삼성의 문제,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삼성의 세 가지 잘못
첫째, 삼성은 사회적 해결에 나서지 않고 개별적으로 무마하려고 한다. 삼성이 재해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돈으로 회유하거나 증언에 나서려는 이를 막는 장면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도 나온다. 안타깝게도 삼성이 고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씨를 만나 거금을 약속하던 8년 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사회적 해결에 나서겠다고 한 삼성이 독단적으로 보상위원회를 꾸려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금을 건네면서 '민형사상 소송을 안 하겠다. 비밀 유지하겠다'는 서류를 내밀기도 했다. 200여 명의 피해자가 나온 지금도 삼성은 위로금으로는 삼성직업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일까.
둘째, 삼성은 진실을 덮으려고 한다. 피해가족들이 삼성전자 공장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고 하거나 이를 외부에 알리려고 하면, 삼성은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작업 중 화학물질을 취급하지 않았다", "근무환경은 쾌적했다" 등 거짓말을 한다.
산재소송이 시작되면, 법원이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서도 "그런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이미 폐기했다" 혹은 "영업비밀이라서 줄 수 없다"로 일관한다. 최근에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어서 줄 수 없다"는 등 각종 이유를 대며 업무환경에 관한 자료를 은폐하기까지 한다.
고용노동부의 권고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2008년 산보연의 집단 역학조사나 2009년 서울대의 조사, 2012년 산보연의 유해성 평가 조사들은 모두 공장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에서 나와서는 지금까지 소홀했고 앞으로도 자체 관리·감독에 맡겨서는 안 될 안전 관리에 대해 "이미 잘하고 있다"거나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만 한다. 삼성의 오만으로 진실은 잠시 덮을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계속될 피해와 고통은 어떻게 할지, 삼성의 죄악이 심히 걱정된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반올림을 인정하지 않는다. 생계를 위해 삼성반도체에 입사한 이가 병들거나 죽었을 때 이를 기업이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또 이를 방임하는 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반올림의 목소리를 삼성은 '왜곡'이라거나 '몽니'로 치부해버린다. "더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위험한 줄 알았으면 삼성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올림 피해자들의 얘기에는 귀를 닫고, 몇 안 되는 가족대책위를 피해자 대표인양 하며 피해자들은 모두 긴급한 보상만을 바라는 것으로 왜곡한다.
200여 명이 넘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아 삼성반도체 공장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제시하는 반올림이 오히려 삼성의 항암제임을 삼성은 알아야 한다.
삼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세 가지 방법
2013년 12월 삼성과 본교섭을 시작하며 반올림이 삼성에 요구한 것은 배제 없는 보상, 진정성 있는 사과,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반올림의 요구는 여전하다. 불통의 삼성의 교섭단이 교체되고, 일방적으로 보상절차를 강행하는 삼성의 사과와 함께 보상,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화가 재개되길 바랄 뿐이다.
아래에는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의 세 가지 방법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담았다.
- 직업병 피해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
"저 같으면 삼성에서 일했던 피해자들에게 다가가서 '정말 미안하다',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묻고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할텐데… 정말 인간적인 삼성을 만나고 싶은데, 삼성이 돈은 벌었지만 졸부일 뿐이구나 싶습니다." 이현배 님(삼성반도체 유방암 피해자 이현 님의 오빠)
- 투병하게 수립된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마련'
"괜히 삼성에 보냈어요. 거기만 안 갔어도 아직 살아있는 건데… 삼성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다는데, 그 돈으로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김경희(삼성 LCD 재생불량성빈혈 피해자 고 조은주 님 어머니)
"사과, 개인적으로 안 해도 되니까…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보상보다는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먼저인 것 같아요."
혜정 님(삼성반도체 전신성경화증 피해자)
- 피해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는 '배제 없는 보상'
"누나는 91년 현장에서 쓰러져서 96년에 사망했습니다. 삼성에서 보상위에 접수하라고 전화가 왔을 때 96년 이전 퇴사자는 왜 보상 대상이 안 되는지 물었지만 그에 대한 답은 없었습니다." 양동운 님(삼성반도체 재생불량성 피해자 고 양문자 님의 동생)
"내 새끼 삼성 보냈다가 평생 가슴에 묻고 살게 됐는데, 돈 몇 푼주고 끝내려고 하는 거예요. 다 같이 제대로 보상 받고 더 이상 이런 일 없게 만들어야죠." 신부전(삼성 LCD 재생불량성 빈혈 피해자 고 윤슬기 님의 어머니)
"보고 있습니까? 삼성! 정신차리세요 제발요. 배제 없이 다 보상해야 합니다."박민숙(삼성반도체 유방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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