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추모 성명] 삼성번도체 백혈병 사망자 고 이범우 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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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08-04 14:04 조회3,4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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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故 이범우 님의 명복을 빕니다.
또 한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숨졌습니다.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재직 중이던 이범우 님(68년생, 남성)은 한 달 전, 몸의 이상증상을 느껴 사내 병원에 방문하였다가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결국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시작했으나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8월 1일 밤 11시 30분 경, 47세의 나이에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27년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하였고, 1991년 온양공장이 설립된 후부터 최근까지 23년간 온양공장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주로 설비 유지ㆍ보수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은 반도체 칩 조립라인으로 에폭시 수지류의 화학물질과 방사선 설비 등 백혈병 유해요인으로 지목되는 위험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사업장입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 결과에도 온양공장에서 사용하는 에폭시 수지류의 화학물질 부산물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삼성반도체 온양 공장은 이미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의 제보가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2010년 3월 31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박지연 씨(23세), 오는 8월 21일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백혈병 피해자 김은경 씨와 악성림프종 피해자 송창호 씨, 서울행정법원에서 소송중인 재생불량성 빈혈 피해자 유명화 씨 등 림프조혈계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여러 피해자들이 모두 온양공장 노동자였습니다. 2012년 5월 뇌종양으로 사망한 이윤정 씨, 같은 해 난소암으로 사망한 이은주 씨 등도 수년간 온양공장에서 근무했습니다. 현재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노동자의 피해사례는 총 35건(이 중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조혈계 질환 피해제보는 12명)에 달합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과 삼성LCD 생산 공장(천안, 아산 등)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직업병 피해 제보자 수는 총 150명이 넘습니다.
아울러 고 이범우 님이 담당하였던 설비 유지ㆍ보수 업무는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특히 위험한 업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보고서에도 “최근 1년간의 모니터링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 주로 유지보수 작업 시에 유해물질 감지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농도 수준이 감지된 경우도 있었다”, “유지 보수 작업은 단기간에도 고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이 가능한 작업”이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한겨레 신문의 보도(7. 27.자 보도)에서도 드러났듯, 삼성ㆍ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장 에서의 림프조혈기계 질환(백혈병, 악성림프종 등) 발병율은 현재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7년 전 고 황유미 님의 죽음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진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는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낳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올림과 직업병 대책 마련을 위한 교섭을 벌이는 중에도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올림이 화학물질 취급현황 등 노동자의 건강ㆍ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사업장의 안전관리에 대한 상시적이고 주기적인 외부 감독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이미 잘하고 있으니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권오현 대표가 공개적으로 “성심성의껏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몰고 온 참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려는 자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삼성은 故 이범우님의 죽음 앞에 백배 사죄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반올림은 앞으로 삼성과의 교섭, 산재인정 절차, 반도체 노동자의 산업현장 등에서 이 문제의 온전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다시 한 번 故이범우 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4.8.4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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